2016년 9월 23일 금요일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의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의 결을 타고 흩날리는 긴 수발은 기이하게도 석양의 타오르는 듯한 노을과도 같은 적발(赤髮)이었다. 그리고, 수초(水草)처럼 휘날리는 적발 사이로 언뜻 드러나는 얼굴… 놀랍게도 거기에는 여인의 옥용이 자리해 있는 것이 아닌가? 초생달같이 그윽하게 휘어져 있는 타오를 듯 붉은 적미에 봉황(鳳凰)의 그것인 양 미려한 봉목, 거기에, 미답(未踏)의 설원(雪原)을 보듯 새하얀 피부와 백학의 유려함을 보는 듯한 우아한 목줄기의 곡선… 폭발하려는가? 목 밑의 육중한 철갑주 속에 감춰진 저 거대한 육봉의 풍만함은 지상에서 가장 강한 철강인 묵철금강모(墨鐵金剛母)로 제련된 갑주를 뚫어 버리고 솟구쳐 오를 듯 육중하기 그지없게 솟아 있었다. 그 아래로 급격히 조여지는 허리는 그대로 한 줌의 세류요(細柳腰)였다. 만월을 보듯 풍염하고 미려한 둔부의 곡선조차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여인의 옷차림은 선정이기조차 했다.

2015년 3월 17일 화요일

노도생이라는

노도생이라는 것을 알고 공 손히 두 손을 마주 잡고 에를 올렸다. [후배 고전이 선배 노대협께 인사드립니다.] 노도생은 고저의 눈에 정기가 흘러넘치고 또 몇십 년의 내공이 있는듯한 모습인 데 나이는 스물 안팎밖에 안돼 보이자 흠칫 놀랐다. [형제께선 그리 나이들어 보이지 않는데 이미 내가진전을 얻어 옥심귀일의 경지 에 도달하다니 참으로 탄복할 뿐이오.] [노대협, 지나친 과찬이십니다. 제가 대협을 찾아온 것은 급히 전해드릴 게 있 어서 입니다.] 노도생은 놀라면서 즉시 목소리를 낮었다. [자,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지요.] 종남일학 노도생은 얼른 고전과 신평 두 사람을 안으로 안내했다. 나무로 만든 이 집은 겉은 비록 투박했지만 안은 오히려 먼지 하나 없이 매우 청아하게

2015년 2월 28일 토요일

눈사람잡아야하

눈사람잡아야하은 신첩의상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 보았다. 석양이 완전히 대지에 잠기자 깊은 숲속의 광선이 일시에 사라져 주위가 칠흑 같이 어두워졌다.간간히 벌레소리만이 들릴 뿐 순식간에 온 세상이 정적에 휩싸 인 듯눈사람잡아야하했다. 세 사람은 마차 옆에 둘러앉아각자의 몸에 지니고 있던 건량으로 요기를 하기 시작했다.그날 밤의 달빛은 유난히 처량해 눈사람잡아야하보였다.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릴때 마다 그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스며들어와 이따금씩 대지를 적셨다. "이곳은 정말 은밀하고도 좋은 곳이오!" 노도생이 매우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며 입을 열었다. "눈사람잡아야하령 그 무리들이 이곳에 온다 해도 이렇게 숲이 무성한 수림 속에선 우리들 을 찾을 수 없을 것이오!" 서동천의 얼